장일원 수필가 서재

柳岸
수필
1948. 8. 9.
광주시 남구 봉선동
































 중국에서 살아나기
HIT : 12 WRITER : 장일원 DATE : 18년01월01일 18시41분
ㆍ출처(Link) : http://blog.naver.com/c1wons/3013273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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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살아나기

 

 

 

 

 중국은 한국보다 한 시간 늦다.

무안공항에서 열두 시 십 분에 이륙하여서 한 시간 삼십 분 후 상하이푸동上海浦东공항에 도착하면 현지 시각으로 열두 시 사십 분이다. 한낮이어서일까, 시차를 느끼지 못하여 삼십 분 만에 상하이에 온 느낌이다.  

숙소에 가기 위하여 무안에서 상하이에 오는 것보다 더 긴, 두 시간 전철을 타고 쓰징泗泾역에 도착한다. 중국을 좀 안다고 하는 사람은 모두 양파 껍질 벗기기 같은 중국인들을 조심하라고 한다. 오늘, 두 번째로 속내를 알 수 없다는 중국인들만의 세계로 성큼 들어왔다. 

 쓰징역 앞은 얼마 전 대형할인점이 생긴 이후로 더욱 혼잡스럽다. 도로 위의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 사람들이 아예 도로의 선과 신호를 무시하고 다닌다.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하여 오는 차가 언제든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길들지 않은 나 같은 외국인에게 운전면허를 인정하지 않는 게 차라리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는 지하철역 앞 한편에 두서너 대의 택시와 자전거에 인력거 뒷좌석을 붙인 듯한 싼룬처三轮车 대열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청년 기사에게 주소를 보여 주고 싼룬처를 탔다. 바퀴가 세 개여서 자전거보다 더 안정되어 누구나 손님을 싣고 달리면 되는 싼룬처 기사는 청년뿐 아니라 늙수그레한 이도 있고, 심지어 젊은 아주머니도 있다.

 숙소로 가는 길에 두서너 블록에 걸쳐 허공에 걸린 크레인들이 아파트 건축 현장임을 말한다. 얼마 전에 만난 한국마트 배달사원은 엔벤延边이 고향인 조선족이다. 농민공农民工출신인 그는 붙잡히면 고향으로 강제 송환되기에 베이징北京에서 검문이 없는 상하이로 왔다고 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상하이는 주택 수요가 많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아파트 공사장을 바라보며, 서울의 한 모임에서 '전 세계가 불황이 온다 해도 중국은 내수와 내륙개발로 불황이 절대로 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던 중국 정부 관계자 말에 수긍이 간다.

 

한국기업들이 중국의 풍부한 내수와 넓은 시장에 대한 기대로 중국을 선택한다. 그렇지만 중국은 엄연히 언어, 제도, 문화가 다른 외국이다. 언어문제를 조선족에게 의지하면 된다고 하지만 그들은 대부분 전문교육을 받지 않았고 일상언어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직원 채용과 운용, 회계제도, 세무, 자금관리, 어느 것 하나 우리와 같은 게 없고 만만한 게 없다. 왜 우리와 다르게 중국은 이렇게 하는가를 곰곰이 따져보면 우리 방식이 더 주먹구구이고 비합리적이라는 점에서 스스로 놀란다. 조심스럽게 그들의 운용방식을 받아들이고 순응하지 않으면 속내를 알 수 없는 그들에게 속았다고 핑계하지 않을까.

 쓰징역에서 중심가 쪽으로 대여섯 역을 가면 허촨루合川路역이다. 부근에 우중루吴中路가 있다. 거리의 대부분 간판이 한글이다. 한국인이 모여 사는 곳이다. 전화번호부를 보면 여기에 많은 한국인 교회들이 있다. 중국에서 호텔을 지우디엔酒店이라 한다. 어떤 교회는 한국식으로 하자면 술집에 교회가 있다. 일부만 호텔로 사용하고 대부분 교회용도이다. 일요일 오전 아홉 시부터 세 번, 모일 때마다 칠팔백여 명씩이다. 한국인의 대형 디아스포라Diaspora인 셈이다.

  그동안 중국에서 생활하며 회사를 관리하기 위해 무역협회와 연구기관으로부터 조언을 받아 왔다. 그러나 관념적인 조언들만으로는 사업장과 외국생활에서 일어나는 문제 해결에는 역부족이다. 일본의 심각한 사회문제 하나는‘우치무키’라는 내향화內向化로 해외근무를 기피하여 국내에 안주하는 거라고 한다. 그러나 한국인은 해외 어디 가나 넘친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한국인이 모이면 교회를 세우고 교회 안의 모임을 통하여 서로 경험과 지혜를 나누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지조우直走”,“여우비엔右边”, “주어비엔左边”

이렇게 세 마디를 하니 샨룬처가 숙소인 아파트 입구에 섰다.

 

앞으로 한 달 동안 더욱 바쁠 것이다. 한국에서 오는 직원들이 볼 수 있도록 숙소에 이렇게 붙여야겠다.

 

“이곳은 중국입니다. 중국 방문을 환영합니다. 우리는 선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민간외교사절입니다. 주변 중국인들에게 미풍양속을 전파 

  하여 작은 것부터 변화시켜 나갑시다. 지금 중국 인민은 풍요와 그것

  을 가져온 체제에 대한 자긍심이 대단합니다. 그러나 식품의 안전이

  매우 의심됩니다. 중국 음식을 즐기시되 자신의 건강을 위하여 절제하

  기 바랍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중국과 북한은 공산주의 국가로 혈

  맹 관계입니다. 방심하면 크게 위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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