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옥 시인 서재

돌샘
1949.
전남 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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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각
HIT : 110 WRITER : 이길옥 DATE : 18년06월02일 12시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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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각> - 시 : 돌샘/이길옥 - 꽃밭에 들어서는데요 꽃들이 엎질러놓은 향들이 범벅되어 발에 밟히는 거예요. 미끈 넘어질 뻔 했어요. 다행히 꽃들이 다치지 않도록 긴장한 탓에 넘어지는 일이 진한 꽃냄새로 물들며 중심을 잡더라고요. 정신을 차리고 눈을 비벼 기氣를 심은 뒤 꽃 하나하나 유심히 설펴보는데 벌 한 마리 꽃 속으로 빠져드는 거예요. 아, 그 꽃 간드러지는 웃음소리 꺼내들고 꽃밭을 온통 흔들면서 보란 듯이 뻐기지 뭐예요. 벌이 자기만 찾아와 관계했다는 자부심 때문인가 봐요. 꽃들도 뻐기고 성내고 질투하는 것을 보니 맥이 풀리는데 꽃 속에 들었던 벌이 배를 두들기며 거만스럽게 기어 나오지 뭐예요. 꽃에는 아무 관심이 없었던 거지요.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잘 차려진 밥상을 찾아 긴 대롱을 꽂았을 뿐 벌이 꽃밭에서 발을 빼는데요 꽃의 한숨소리가 뒷덜미를 잡더라고요. 자기만 좋아하는 줄 알았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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